저금리 압박..기관투자자 부동산에 ‘입질’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신은실 기자 = 기관투자자들이 대형오피스빌딩 등 상업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등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나섰다. 기관투자자들이 2%대 후반에 머물고 있는 국고채 수익률 등 저금리 기조 고착화에 따른 역마진 압박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1일 부동산 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들어 기관 투자자들의 상업부동산 투자건수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서브원이 집계한 3분기 오피스 빌딩 매매거래를 보면 10건 중 6건이 펀드 거래로 나타났다. 보통 펀드가 관여한 빌딩 거래가 분기별로 2~3건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폭 늘어났다.
성순귀 서브원 연구원은 “리츠를 포함한 펀드의 빌딩 거래가 지난 2분기에는 3건에 그쳤다”며 “이런 점으로 볼 때 펀드들의 자금 모집이 3분기 들어 호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관투자자들이 자산운용사에 요구하는 기대수익률을 낮춰 투자 대상이 넓어졌고 자산 매입에 따른 자금 조달 환경도 개선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운용업계는 예상수익률 7%를 기본으로 플러스 알파를 요구하던 투자자들이 우량 물건에 대해서는 수익률을 낮춰주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9월 우정사업본부가 ‘하나다올랜드칩사모부동산투자신탁 45호’를 통해 인수한 다동센터빌딩의 예상수익률은 6.8%로 알려졌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임대오피스 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정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수익률은 더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예전 같으면 8% 이상의 수익을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업부동산 담보대출 금리도 낮아지는 추세다.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보험사 등이 부동산 펀드에 요구하는 대출금리는 최근 들어 4% 후반까지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우량 물건에 대해서도 최대 6%까지 요구하던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기준금리가 연 2.75%로 보험사의 공시이율(연금보험 기준) 4.5%보다 1.75%p 가까이떨어지며 발생한 역마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변화로 해석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임차 수요가 확실한 대형회사 사옥 등을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으로 살 경우 투자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 이후해외를 포함한 상업부동산에 대한 큰손들의 문의가 잦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