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고시원 때문에 ‘도시형생활주택’ 속앓이

불법고시원 때문에 ‘도시형생활주택’ 속앓이

고시원 암암리 취사행위·주택변경…주거지 슬럼화 원인

데스크승인 2010.10.28 16:01:13 김관식 기자 | kks@newsprime.co.kr

[프라임경제] 늘고 있는 고시원이 도시형생활주택 활성화를 방해하고 있다. 고시원은 제 2종 근린생활시설 용도로 지정돼 있어 도시형생활주택에 비해 건설기준이 상대적으로 덜 한데다 수익률이 높아 투자자들이 고시원을 더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전세대책의 일환으로 1~2인 가구 등을 수용할 수 있는 고시원도 전세 안정화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고시원 내에서 취사행위, 주택구조 변경 등 불법행위가 나타나는 점 등은 도시안전 저하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들어 도시형생활주택은 활성화를 위해 건축 규제를 일부 완화시켜 증가세가 두르러지게 나타나고 있지만 이미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고시원과의 비교가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 실적은 2496가구로 전월대비 70%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580가구에서 올 상반기 3908가구, 올해 7~9월에 5102가구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에서 통계한 고시원·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 및 공급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도시형생활주택의 인허가는 59건으로 공급실적이 3451가구다. 반면 고시원은 인허가 1129건, 공급 2만7058건으로 고시원이 도시형생활주택보다 약 8배 이상 많이 공급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한동안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도시형생활주택의 사업성 확보가 어려웠던 점으로 볼 수도 있지만 우선 고시원은 수익률과 건축기준에서부터 도시형생활주택보다 우위에 서 있다.

준 주택으로 분류되는 고시원의 경우, 공동주택 용도인 도시형생활주택과 달리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용도 지정돼 있어 건설기준이 상대적으로 느슨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시원의 경우 수익률도 도시형생활주택보다 높아 쏠림 현상은 앞으로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한 도시개발업체 관계자는 “임대사업으로 토지를 매입해 도시형생활주택을 건축할 경우 기대수익률은 6%정도지만 준 주택고시원은 최소 8%이상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며 “특히 고시원은 도시형생활주택에 비해 주차완화, 높은 전용률, 반지하설치 등 건축기준이 완화돼 수익률이 높다”고 말했다.

◆고시원 공급…도시형생활주택에 8배 많아

이같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고시원으로 인해 도시형생활주택의 활성화가 여의치 않자 서울시에서 고시원을 관리·감독하고 나섰다. 고시원 내에서 취사를 하거나 원룸주택처럼 변경 운영하는 등 불법행위가 암암리에 벌어지는 등 고시원이 도시안전 저하, 주거지 슬럼화의 원인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불법취사 방지, 건축가능 용도지역 축소, 대체 주택유형 도입 및 도시형생활주택 활성화 등을 추진해 문제들을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존 20가구·실 이상의 공동주택은 인·허가 전에 건축심의를 받도록 돼 있지만 고시원의 경우 건축심의 대상에 빠졌었다. 그러나 앞으로 30가구 이상 고시원을 지으려면 건축 심의를 받도록 규정했다. 또 고시원 특별 관리를 실시해 준공검사 시 고시원 내부 현장 조사·점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설치가 금지된 취사용 가스 및 배수 배관을 단속하고, 발견 시 시정지시를 거쳐 연 2회 범위에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고시원과 반지하주택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임대전용주택을 개발해 도시형 생활주택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시형생활주택, 꾸준히 증가

그렇지만 1인가구 증가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시장 침체, 전셋값 상승 등으로 도시형생활주택 공급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 실적은 2496가구로 전달보다 70%증가했다. 더욱이 올 한 해 동안 인허가를 받은 도시형생활주택은 총 9000여가구에 이른다. 일단 수요가 탄탄하고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있는 소형 주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도시형생활주택은 주로 도심 내에서 임대주택 형식으로 공급되는데다 건설기단도 6개월에서 1년으로 짧아 최근 전세난의 대안으로 지목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들에 따르면 한미파슨스는 서울 관악구 청룡동에서‘서울대역 마에스트로’ 오피스텔 분양에 나선다. 지상 20층에 전용 15~41㎡의 오피스텔 208가구와 도시형생활주택 84가구로 구성돼 있다. 지하철 서울대입구역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AM플러스자산개발도 서울 구로구 대림역 인근에서 공급하는 ‘와이즈 플레이스’도 이달 말 혹은11월 초부터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지하4층~지상19층 1개동 규모로 조성되며 전용 29㎡의 오피스텔 198가구와 24~44㎡ 도시형생활주택 96가구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