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분양하는 좋은 상가가 있는데요, 계약서는 업계약서 써드리니까 나중에 양도소득세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이 모씨는 상가마케팅업체 상담직원에게 이 같은 내용의 투자권유 전화를 받았다. 서울 중구에서 분양 중인 이 대형 상가는 대형 건설사가 시공한 곳으로 최초 분양가보다 싸게 분양하는 데다 중도금 대출 조건도 좋은 듯했지만 편법 분양을 유도하는 듯한 분위기에 투자가 꺼려졌다.

할인분양을 하는 일부 상가들이 `업계약서`를 미끼로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업계약서는 실제 계약금액보다 가격을 높여 시ㆍ군ㆍ구청에 신고하기 위해 작성하는 이중 계약서로 `다운계약서`와 대비되는 의미로 쓰인다.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는 매도자가 양도소득세 부담을 덜기 위해 다운계약서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재개발 지분 투자가 한창일 때는 매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미래의 양도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업계약서가 성행했다. 재개발 지분 투자에서 주로 활용되던 업계약서가 상가시장으로 옮겨온 셈이다.

업계약서를 제안하는 곳은 장기 미분양 상태거나 분양업자에게 통매각된 상가인 사례가 많다.

한 분양대행업체 관계자는 “업계약서를 쓰면 분양받은 사람이 나중에 상가를 다시 팔 때 양도세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에 업계약서 제안이 분양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업계약서를 쓰면 취득ㆍ등록세 부담은 다소 늘어나지만 미래에 있을지도 모를 거액의 양도세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업계약서를 마다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약서 작성은 불법이다. 현행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 신고와 관한 법률`에 따르면 실거래가격으로 신고하지 않거나 허위 신고한 경우 매도자와 매수자, 중개업자는 취득세의 3배 이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또 양도세 절감은 상가의 매매가격이 올랐을 때나 거론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별로 없는 상가를 업계약서까지 써가며 매입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미분양 상가가 워낙 많다 보니 업계약서 작성 등 편법 분양 사례도 많다”며 “상가는 시행 주체가 오래 존속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분양받은 사람이 고스란히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도 “파격적인 조건을 내거는 상가일수록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아 기자]